『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』 中
2025. 4. 9.
낭만을 아는 사람이 좋다.
불편의 틈에서 행복을 잡아내는 사람.
우리의 낭만을 낭만이라 알아채는 사람, 그런 당신과 지난 기억을 나눠가지는 게 좋다.
내겐 맥주 한 캔, 과자 한 봉지의 소탈함이 낭만이었고, 건물사이로 비치는 달이 낭만이었다.
어두운 골목 우리 둘만 들리는 걸음 소리, 언제 지난 지 모를 새벽, 따라서 흥얼거리던 노래, 내도록 주고받던 대화, 같은 반찬을 집으려던 젓가락, 시답잖은 농담에도 웃어버리는 입, 포옹, 흐트러진 머리칼, 부은 얼굴, 아침 햇살, 그런 게 모두 낭만이었다.
낭만이라 말하던 당신이 낭만이었다.
머물러 곱씹게 되는 순간들, 우리생에 찾아온 불규칙한 기쁨들을 잘 모아두는 사람, 해질녘 하늘 아래서 잠시 멈춰 설 줄 아는 사람, 아름다운 장면 하나에 낡은 마음을 씻어낼 줄 아는 사람과 틈틈이 발견하는 행복이 좋다.
시시한 하루를 무수한 낭만으로 바꾸어내는 당신이 좋다.
일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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